Self-sabotage 간파하기

지금까지는 우리의 두려움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를 말씀드렸고 오늘부터는 좀 더 실제적으로 두려움을 이기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도록 돕는 아이디어들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운동회 날 아침에 갑자기 고열이 나고 배탈이 나서 결석하게 된다든지, 중요한 시험이 있는 날 심한 감기에 걸려서 결석하게 된다든지 하는 그런 경험요. 성인이 되어서도 비슷한 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건 과연 재수가 없어서 그런 걸까요? 운동회 참석이나 시험 보는 것을 정말 하고 싶은데 우연히, 재수가 없어서 아프게 된 걸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가 달리기에 대한 두려움,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달리기에서 1등을 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그 마음에 우리 몸이 협조해서 고열을 일으키거나 배탈을 유발한 건 아닐까요? 중요한 입사 인터뷰 전날 친구들과 술을 너무 많이 마셨거나 밤늦게 드라마를 정주행해 버렸거나 해서 아침부터 늦잠 자고 허둥대고 부스스한 얼굴로 인터뷰를 겨우 마치는 경우. 뭐 이런 경우에 그게 정말 실수일까요? 이런 행동을 영어로 self-sabotage라고 하는데, 우리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쪽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겁니다. 미친 짓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런 self-sabotage를 많이 합니다. 더 웃긴 건 뭐냐면, 자기가 하는 그런 self-sabotage를 자기가 의식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두려워하는 어떤 일을 시도하지 못하게 하거나, 만약 한다면 실패하도록 만들고 그 실패의 핑계, 실패의 정당한 원인을 스스로 만든다는 겁니다. 이건 우리 무의식이 하는 너무도 정교한 작업이어서 운동회 날 아침에 아픈 것이 꾀병이 아니라 실제로 고열이 나기도 합니다. 인터뷰 전날 걸려 온 친구의 전화가 이상하게 평소보다 더 반갑게 느껴집니다. 그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당하게 시도했다가 실패했단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우리 모르게 별의별 궁리를 다 하고 별의별 짓을 다 하는 겁니다.

이런 self-sabotage를 막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을 자각하는 겁니다. 어, 내가 왜 이러지? 혹시 내가 운동회에 가지 않을 핑계를 원하나? 물론 어린아이는 그런 생각 못 하겠죠. 하지만 성인이라면 다릅니다. 친구에게 걸려 온 전화가 아무리 반가워도, 어, 내가 왜 이러지, 내일 중요한 인터뷰가 있는데 내가 이걸 두려워하나? 왜 두려워하지? 그럼 안 되지. 두려워도 시도해야지. 자각을 하면 이런 식으로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습니다. 결국 self-sabotage는 유아기적 두려움이 변장하고 나타난 겁니다. 속지 마십시오. 알아채고 밀쳐버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