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의 법칙 이용하기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에 시간이 한 시간이 주어지면 한 시간 안에 끝나고 10시간이 주어지면 10시간이 지나야 끝납니다. 어떤 프로젝트에 한 달이 주어지면 한 달 안에 끝나고 여섯 달이 주어지면 여섯 달이 다 지나야 끝납니다. 일이 데드라인에 맞추어서 자꾸 늘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시간을 5배, 10배 더 들인다고 해서 거기에 비례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에서 일을 해 본 분들은 다들 경험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학기 말 리포트 같은 것도 마감 시간이 다 되어야 다들 제출하지 않습니까.

뭐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파킨슨의 법칙을 어떻게 이용할까 하는 겁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어차피 데드라인에 맞추어서 일이 끝난다면 데드라인을 처음부터 아주 짧게 잡아두는 겁니다. 두 달 걸릴 프로젝트를 2주 안에 끝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사실 거짓말처럼 2주 안에 끝납니다. 질이 그렇게 나빠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방법을 아주 제대로 이용하는 분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기 회사 안의 필요한 전문가들을 아침 일찍 어느 호텔 회의실에 다 집결시키고, 문을 잠그고, 1년 걸릴 프로젝트를 제시합니다. 그리고 오늘 퇴근하기 전까지는 이 문제를 완성하라고 다 해결하라고 주문합니다. 그러기 전에는 아무도 퇴근 못 한다, 그렇게 선언한답니다. 뭐 이 정도면 거의 미친 짓이 아닐까 싶은데, 그 회사는 이런 방법으로 말도 안 되는 성과를 계속 낸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도 아무도 시도조차 해 보지 않은 프로젝트들, 불가능에 가까운 프로젝트들을 계속해 내는데, 이분도 이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무인 자동차, 화성에 사람 보내는 것, 로켓 재사용, 위성 인터넷 등등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착착 진행하고 있고 그 속도가 모든 사람이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드는 그런 속도입니다. 물론 그 프로젝트들이 데드라인을 종종 못 지킵니다. 그걸 가지고 사람들은 말만 많고 허풍쟁이이고 데드라인은 지키지 못한다고 비판을 많이 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 속도의 100분의 일도 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드라인 자체가 처음 나올 때는 완전히 불가능한 데드라인이라고 다들 생각하거든요. 제 생각에는 일론 머스크도 파킨슨의 법칙을 제대로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이 법칙을 어떻게 적용해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