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 분석을 엉터리로 하면 안 됩니다

기업 경영기법 중에 SWOT 분석이란 것이 있습니다. 기업의 약점, 강점, 그리고 그 약점과 강점에 기초한 위기와 기회가 무엇인지 정리해 봄으로써 기업의 현재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좀 더 잘 이해해 보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분석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면 아주 기업 말아먹습니다. 제 생각에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점입니다. 그 기업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피상적으로가 아니라 아주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것에 기초한 기회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미 누리고 있는 그런 기회가 아니라 이 강점에 보다 깊이 집중함으로써 새롭게 꿰찰 수 있는 그런 기회 말이죠.

그런 다음에 당연히 약점도 알아야 합니다. 강점만 있고 약점은 없는 기업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약점도 있지요. 그리고 그런 약점 때문에 닥칠 수 있는 위협도 파악해야지요. 그런데 이 약점과 위협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위협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면 되는 것이지 그 약점을 제대로 극복해 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면 SWOT 분석을 아주 위험하게 한 겁니다. 약점은 사실 강점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그런 관계인 때가 많은데 그걸 어떻게 극복한단 말입니까? 예컨대 아마존은 판매를 잘해서 일어난 기업인데 그런 아마존이 제조설비가 없다고 제조설비를 사들입니까? 그런 건 자신의 강점을 스스로 쓰레기통에 처박는 것이지요.

개인의 SWOT 분석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점이 무엇인지 피상적으로가 아니라 깊이 이해하면 그 강점에 기초한 기회들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으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합니다. 에너지를 거기 집중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지 않고 내가 뭘 잘 못하는지, 그런 것을 줄줄이 나열하고 그 리스트를 놓고 이걸 어떻게 극복하나 한번 고민해 보십시오. 그게 극복이 됩니까? 운동선수한테 넌 문해력이 부족하니 하루 세 시간씩 매일 책 읽으라고 해 보십시오. 문해력이 약한 것이 극복이 됩니까. 한숨만 나오죠. 책은 꼴도 보기 싫게 되죠. 그 운동선수 인생을 망치는 조언이죠. 그러니 우리는 운동선수한테 운동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책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지요. 그런데 왜 자기 자신에게는 그렇게 합니까? 왜 자신에게는 잘하는 것을 더 잘할 궁리는 하지 않고 잘 못 하는 것 개선할 방법을 찾는다면서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낭비합니까? 못 하는 건 잘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저 그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 주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관리하는 정도라면, 조금 신경 쓰면 방법도 많이 있고 그리 큰 에너지를 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 모름지기 자기의 강점, 자기가 좋아하고 그래서 잘하는 것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그것이 열어줄 새로운 기회를 파악하는 데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