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에서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용기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무리 지어 사는 거지요. 무리 지어 사는 동물들은 무리의 가운데에 있을 때 안전하게 느낍니다. 공격을 당하는 것은 늘 무리 바깥쪽부터 당할 테니까요.

그래서 사람들도 자꾸 무리 안쪽에 끼어 있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니 경향 정도가 아니라 맹목적이고 강렬한 충동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무리와 동떨어져 있으면, 무리가 움직이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 불안해합니다. 아주 옛날에도 그랬고,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손가락만 좀 움직이면 정보와 지식을 빛의 속도로 획득할 수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고 다른 사람과 같은 의견을 가지려고 하는 경향은 일종의 되먹임 현상을 발생시킵니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가까이 있으면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마이크로 다시 들어가서 귀가 찢어질 듯한 하울링 현상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인간 사회는 종종 상상하기 힘든 집단적 광기에 휩싸입니다. 국가 이데올로기의 광풍에 휩쓸려 전쟁을 일으키고, 유대인 대학살과 같은 큰 악을 별 양심의 가책도 없이 저지르기도 합니다. 사이비 종파들에서 종종 일어나는 집단자살 같은 것도 생깁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신가요? 아니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모방하고 추종하는 소위 안전한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외롭고 불편하고 다소 불안하기도 하지만 내가 판단할 때 옳은 길을 선택하며 살고 싶으신가요?

하긴 무리에서 떨어져서 독립적인 판단을 하고 사는 것이 꼭 힘든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고 신항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학문 분야를 열고, 끔찍한 대참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이 되고, 큰 재물을 모을 수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