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에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품어온 신념은 바꾸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뭔가 좀 맞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도,
때로 그 신념을 버려야 한다는 증거나 신호가 와도
우리는 대부분 그 신념을 고집스럽게 붙들고 삽니다.

그걸 버리는 것은 배신인 것 같고,
그걸 버리면 내가 인생을 헛산 것 같고,
그걸 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놀라거나 화를 내거나 조롱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신념도 결국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정신적 모델에서 나옵니다. 그 정신적 모델은 한정된 경험을 바탕으로 종이에 대충 그려놓은 약도와 같습니다. 약도가 실제 길을 다 반영하지 못하듯이, 우리가 가진 정신적 모델도 결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약도도 없이 길을 찾기는 참 힘들지만, 약도는 어디까지나 약도이고 실제 길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늘 기억해야 합니다. 또 길과 달리 우리 주변의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세상은 변하는데 우리의 정신적 모델은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답답하고 고집스럽고 편견으로 가득 찬 그런 사람이 됩니다. 그런 사람을 요즘은 꼰대라고 하는 것 같더군요.

신념을 바꾸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정직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겸손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결국 신념에도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한때 옳았다고 지금도 옳으란 법은 없습니다.
하물며 영원히 옳은 것이란 결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