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문제, 가짜 문제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는 기차가 있는데, 영국 정부에서 엔지니어들에게 이 기차여행의 질을 향상시킬 방법을 제안해 보라고 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의 답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선로를 교체하면 현재 4시간 걸리는 여행을 3시간 20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실행하기 전에 광고회사 CEO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농담 같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런 데다가 쓸데없이 천문학적인 돈을 쓰지 말고, 남녀 슈퍼모델들을 고용해서 기차 운행 시간 내내 공짜 샴페인을 따라주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라고요. 그러면 사람들이 제발 시간을 줄이지 말고 기차가 좀 더 천천히 가게 해달라고 애원할 거라고요.
영국 정부와 엔지니어들은 기차여행의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고 그걸 해결 내지 개선하려면 기차가 더 빨리 가도록 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문제도 답도 너무도 당연한 것이어서 뻔하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 광고회사 CEO는 문제의 본질이 엔지니어링이 아니라 심리적인 것이라고 본 겁니다. 4시간이 길다고 느끼는 것은 기차여행을 하는 동안 별로 할 일이 없으니까 지겨워서 길게 느껴진 것이고, 기차여행이 재미있다면 4시간은 너무 긴 것이 아니라 너무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이 광고회사 CEO의 시각을 따랐습니다. 물론 아쉽게도 슈퍼모델을 고용한 것은 아니고 기차에 와이파이를 설치해 주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문제를 지금 해결하려고 하시나요? 그런데 그 문제가 진짜 문제가 맞나요? 혹시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건 가짜 문제이고 진짜 문제는 따로 있을 가능성은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