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홍수의 시대에 필수적인 기술과 지식
인류 역사에서 인터넷만큼 많은 사람의 삶에 깊숙이 침투한 혁신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건 실로 대단한 일입니다.그래서 지금까지는 희귀하고 비쌌던 정보, 그야말로 왕들이 전쟁을 벌이고 스파이들이 목숨 걸고 빼내 올 만한 귀한 정보와 지식이 이제는 풍성해지다 못해 흘러넘치고 싸지다 못해 이제는 사실상 공짜가 되어 버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분산되고 고립되어 있던 정보와 지식이 서로 자유롭게 연결되다 보니 인류역사상 보지 못한 속도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 생성되고 있습니다. 그 속도는 가히 혁명적입니다. 이전에 누구도 이런 속도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은 인류 초유의 혁신인 겁니다.
그런데 이런 시대를 여러분은 잘 이용하고 계신가요? 이런 시대의 혜택을 누리고 계신가요? 이런 시대를 즐기고 계신가요?
그런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또 많은 분들은 이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의 양에 현기증을 느끼고 그 많은 데이터를 소화하느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귀한 정보와 지식이 내 손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그저 귀찮기만 합니다. 값진 지식과 정보가 공짜면 뭐합니까, 내가 귀찮고 피곤하면 거들떠보기도 싫은 법이죠. 이것이 바로 정보과잉의 시대에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서 흐느적거리며 떠내려가고 있는 우리들의 슬픈 모습입니다.
이런 정보와 지식이 폭발하는 시대에 살아남고, 더 나아가 이 파도를 즐기면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 한 가지 있다고 봅니다. 그건 바로 curation 기술입니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뉴스, 데이터, 정보, 기술을 척 보고 이것이 내게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고또 중요하다면 얼마나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그 능력이 바로 큐레이션 능력입니다. 이것이 없이는 정보 홍수의 시대를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피곤하고 지칠 뿐이죠. 의미 없는 정보의 홍수에 짜증만 나는 거죠.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큐레이션 기술인데 물론 이런 큐레이션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가 않습니다. 오랫동안 연습하고 갈고 닦아야 합니다. 아직 그런 연습을 하지 않으신 분들은 오늘부터라도 꼭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큐레이션을 하려면 우선 큐레이션의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것이 내게 중요한지 그 기준이 없다면 정보와 지식을 가려낼 수가 없겠지요. 그럼 그 기준은 뭘까요? 그 기준은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이런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기준이 없다면 대체 망망대해와 같은 이 정보의 바다에서 어디로 갈 수 있겠습니까?책 좀 읽어볼까 하고 교보문고나 국립도서관에 갔다가 꽂혀 있는 어마어마한 책의 양에 압도되어서 한 권도 고르지 못하고 기가 죽어서 나오는 사람 꼴이 될 것입니다.물론 인터넷은 국립도서관에 있는 책의 수억 배에 해당하는 정보와 지식이 있는 곳이고요.
결국 그렇게 보면 정보홍수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지식은, 외부에 널려있는 지식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지식입니다. 그리고 가장 필요한 기술은 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걸러내는 기술, 뒤집어 말하면 내게 필요 없는 것을 과감하게 버리는 기술입니다. 이 지식과 이 기술로 정보의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