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병의 이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소통을 빙자하여 과도하게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입만 열면 자기 자랑을 한다든지, 있는 그대로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부풀려서 자랑한다든지, 듣는 사람의 처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랑에 열중한다든지 하는 데는, 인간 본성인 소통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좀 더 심층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자랑병이라고 할 정도로 심하게 자랑하는 사람은 마음속에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자랑을 합니다. 그렇게 자랑함으로써 듣는 사람으로부터 칭찬과 부러움을 사고 싶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이렇게 자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는 이유는, 아마도 과거에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해서일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지금도 배우자나 다른 가족에게서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의 사랑 부족은 마음에 큰 구멍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 구멍은 참 채우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해 업적을 이루려고 하고, 크고 작은 업적이 생기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열심히 자랑해서 자기가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다, 가치 있는 사람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등등 이런 식으로 확인받고 싶은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자랑병이 있는 사람은 미워할 것이 아니라 안타까워해야 할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