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이 없는 당신에게

뭘 하긴 해야 하는데 자꾸 미루기만 하는 때가 있습니다. 하면 좋다는 걸 알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영 내키지 않을 때가 있지요. 맨날 미루어 온 영어 공부, 여행 계획, 운동, 학기 말 과제 등등이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의욕이 생길 때까지 앉아 기다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의욕이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언젠가 우리 마음속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것이 아닙니다. 실은 그 반대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수록 의욕은 더 멀리 도망가 버립니다. 그러므로 의욕이 있어야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의욕이 없더라도 뭔가를 일단 하면 의욕이 생깁니다. 요약하자면, 의욕이 행동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의욕을 부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행동이란 뭐 대단한 행동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준비된 행동, 능숙한 행동, 단호한 행동, 전략적 행동 뭐 그런 것 필요 없습니다. 준비 안 된 행동, 서투른 행동, 잠이 덜 깬 상태의 행동이라도 괜찮습니다. 어떤 행동이든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어느새 내가 그 일을 하고 있고 심지어 어느새 의욕도 막 생겨나 있습니다.

아침에 잠이 제대로 깨지 않아서 무슨 보고서 작성을 하지 못할 것 같을 때, 잠이 다 깨고 의욕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컴퓨터부터 켜서 보고서 파일을 열고 거기서 쓸데없이 이것저것 건드리고 만지작거려 보십시오. 그러면 어느새 진도가 나가고 있을 겁니다.

운동은 해야 하는데 영 운동할 맘이 생기지 않을 때 그냥 대단한 것 할 생각하지 말고 동네 산책, 아니 뒷마당 산책이라도 해보십시오. 그렇게 산책하다 보면 슬슬 다른 것도 해볼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니 의욕이 없어서 행동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입니다. 행동하지 않으니 의욕이 없는 것입니다. 이 비밀은 누가 아무리 말해줘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직접 체험해 보아야 알 수 있는 이상한 종류의 비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