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경제학

지난 시간에 이어 용서에 대한 단서를 또 하나 말씀드리자면, 제가 말하는 용서는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잘못을 한 사람에 대한 용서를 말합니다. 사회 정의 차원의 범죄는 우리가 용서할 수 있는 자격이 없습니다. 그건 피해자가 내가 아니고 남이며, 설령 내가 피해자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유일한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용서하고 말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전제를 가지고 용서가, 개인적인 차원의 용서가, 내게 유리한 두 번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용서하지 않는다면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내 마음에 계속 원한이 남아 있을 것이고 내 건강이 나빠집니다.

용서하지 않고 코르티솔 분비를 끊으려면 복수를 해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복수에는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그러면 나는 이중으로 손해를 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해서 한 번 손해를 본 데 더해서 복수하느라고 에너지와 시간을 또 쓰게 되니 손해를 한 번 더 보는 셈이니까요. 게다가 그 복수로 일이 마무리되지 않고 나의 복수에 상대방이 또 복수를 하게 되면 이 악순환이 계속되겠죠.

그런 이유로, 용서할 수 있다면 용서하는 것이 나에게 훨씬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