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과 첫날

어떤 기간의 마지막 날에 여러분은 보통 어떤 기분이신가요? 어떤 기간의 첫날에는 또 어떤 기분이신가요?

여러분이 저와 비슷하다면, 저는 마지막 날에는 뭔가 센티멘탈해질 것 같습니다. 여름방학의 마지막 날, 고등학교 졸업식, 다니던 직장에서 마지막 근무일, 이런 것을 떠올려 볼 수 있겠는데요, 아쉬움과 후회도 있고 약간의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마지막 날의 생각은 온통 지나온 시간에 지배되지요. 좀 더 열심히 해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지금까지 매일 보던 사람들과 이제 사실상 영원히 이별이라는 가슴 먹먹함을 느끼겠지요.

반면에 어떤 기간의 첫날에는 보통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신혼 첫날 아침, 직장에 첫 출근 하는 날, 나 자신만의 사업체를 만들기 시작한 날, 이런 것을 떠올려 볼 수 있겠는데요, 새로 시작되는 이 기간에 대한 설렘, 약간의 불안감, 하지만 또 이 기간이 내게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하고 이 기간을 잘 지내보겠다는 의욕 같은 것이 마구 샘솟는 그런 날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에게 오늘은 어떤 날인가요? 첫날이신가요 아니면 마지막 날이신가요?

아무 날도 아니라고요? 그저 어제 다음날일 뿐이라고요?

실은 오늘은 아주 중요한 첫날입니다. 어제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첫날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10대나 20대이든, 아니면 70대, 80대, 90대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기간의 첫날! 여러분은 이 첫날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