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란 영화는 아무도 관람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내가 온 세상의 중심이라고 착각합니다. 내가 거대한 우주적 드라마의 주인공이라고 느낍니다.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세상 모든 것들은 나를 위해 존재하며, 모든 사람들은 일종의 엑스트라처럼 느낍니다.

그런데 점점 자라면서 내가 이 세계의 중심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아가, 내가 거대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 축에도 끼지 못하는 미미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이 지구의 역사, 이 우주의 역사,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나는 정말 우주의 먼지에 불과하고 이 긴 우주의 시간 속에 나의 존재는 반딧불의 반짝임보다도 짧은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좀 슬프지만 그렇게 느끼면 어른이 된 것이죠.

이런 깨달음과 느낌은 삶에 대한 무의미감과 의욕 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인생을 참으로 내 인생으로 살아갈 용기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만약 내 인생이 하나의 영화라면, 그것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없는 영화입니다. 나 말고는 아무도 관람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요, 내 인생이 어차피 그런 것이라면, 다른 사람의 의견이니 기대니 하는 쓸데없는 장단에 놀아나지 말고 내 맘대로 한번 살아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내 스스로 세운 기준에 따라서, 내가 살고 싶은 방향대로, 내 멋대로, 내 소신대로, 내 가치관대로, 내가 부여한 의미대로 살아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자유, 행복, 치유, 희망, 이런 인생의 주제 내지 가치를 가지고 그것을 내 삶의 의미로 삼고, 내 삶의 내러티브로 삼고 살아볼 수 있는 겁니다.

어차피 아무도 관람하지 않는 영화, 내가 스스로 작가, 주연, 감독을 다 해 먹으면서 내 소신대로, 내 맘대로, 내 멋대로 한번 살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