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 아래’ 채널의 최대 수혜자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은 제 채널의 목적이 뭔지 짧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저도 제가 속한 학교, 사회, 종교, 전통,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내면화해서 살았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아, 이건 아닌데…’ 하는 내면의 갈등을 삶의 여정 여기저기서 경험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는 때려치우고 평생 몸담은 종교를 떠나고 나라마저 떠나는 경험을 하고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내면화해 온 것을 조금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당히 많은 것들에 대해 제가 속고 살았다는 생각, 그래서 손해 보고 살았다는 억울한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아, 이걸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참 좋았겠다!’ 하는 생각도 종종 들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현재진행형이고 죽는 날까지 계속되기를 저는 간절히 소망합니다.

나무 그늘 아래 채널에서 제가 하는 이야기들은 그런 깨달음, 그 깨달음에서 오는 아쉬움과 후회, 그리고 앞날에 대한 결심입니다. 현재진행형인 것을 말하자니 아주 체계적으로 말씀드리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간결하고 진솔하게 말씀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이 채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글쎄요. 누군가 듣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야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요. 하지만 첫 번째 수혜자는 저 자신입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그걸 녹음하고 나중에 유튜브로 나온 것을 다시 한번 들음으로써 제 자신의 깨달음과 결심을 더욱 굳게 하는 효과가 매우 큽니다. 그러니 제 얘기를 들으시면서 ‘저 인간 잘난 체한다’라고 고깝게 듣지 마시고 제가 저 자신에게 하는 조언을 여러분이 옆에서 듣는 것이라고 여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제 조카뻘 되는 20대, 30대 젊은이들이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정립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한국사회의 문화와 전통을 조금 객관적으로 보고 상대화함으로써 대안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제 삶의 경험과 여정이 조금이라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감사합니다.